‘신천지 세계화’ 망상에 빠진 해외 포교꾼들①

입력 2020-03-03 20:06 수정 2020-03-03 21:45
신천지가 T국에 개설한 '청도' 카페에서 현지 젊은이들이 한국문화를 즐기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포교꾼은 해외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외국인을 어떻게 미혹할까.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소장 신현욱 목사) 소속으로 T국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탈퇴한 A씨 이야기를 재구성해 ‘신천지 세계화’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해외포교꾼의 헛된 삶을 소개한다.

신천지 맛디아지파 소속으로 T국에서 활동했다. T국 포교는 이만희의 내연녀였던 김남희가 대표로 있던 HWPL(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조직구축을 하다가 국내에서 팀을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신천지 해외포교꾼 정신교육.

신천지 12지파는 ‘해외는 깃발을 꽂는 곳이 갖는 곳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외 포교에 경쟁이 치열하다. 각 지파는 서로의 개척 현황을 숨기다 어느 정도 인원이 찬 뒤 마치 짧은 기간 포교해서 성과를 이룬 것처럼 보고한다.

2014년 9월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이후 국제부의 위상이 점점 높아졌고 정식 부서 안으로 들어왔다.

해외 파견자 교육은 지파별로 한다. 교육생을 포섭하기 위한 복음방 교육, 섭외교육, 언어교육 등을 실시했다. 해외에서 직접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사명감과 지파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UN NGO 모임에 참가한 신천지 신도들.

2016년 T국에 갈 때는 ‘다만나’라는 위장 단체를 통해 들어갔다. 이 단체 이름으로 UN NGO 단체 모임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파장은 T국이 위험지역이라며 만류했지만, 파견 팀장은 자비로 지역포교를 하겠다고 했다.

생활환경은 열악했다. 현지에서 파견자 10명은 시리아 난민이 살던 집을 빌려서 살았다. 회계 및 재정에 대한 기반이 없다 보니 각자 사비로 장을 봤다. 흰밥에 달걀과 간장을 비벼 먹는 생활이 계속됐다.

강사는 “영이 약해지면 수면욕, 성욕, 식욕이 나타난다”고 했다. 밥 먹는 것조차 눈치 보였다. 청년 중 대다수는 하루 1끼만 먹고 포교활동을 했다.

신천지는 해외 포교를 위해 10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2년이 지나면서 음식 사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하고 생활 여건도 좋아졌다.

초기 현지 정착을 위해 벌인 사업은 화장품점과 카페다. 특히 한국 화장품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예쁜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시내 중심가에 가게를 차렸다. 한국관광공사 임원을 만나 홍보도 부탁했지만, 활동이 부진했다.

신천지가 T국 현지에 론칭한 브랜드 매장.

당시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높을 때다. 추후 포교 활동을 고려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한국 문화와 언어를 소개했다.

이후 한국 문화 카페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빙수 카페 ‘청도’를 만들었다. 청도는 이만희 교주의 고향이다. 케이팝으로 인기를 끌자 한국 음식까지 하는 식당으로 리모델링해서 치킨까지 판매했다. 좋은 포교 배경이 됐다. 매출도 좋아 2호점까지 고려했다.

신천지를 국제화 하고 이긴자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문화로 포교를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지에 한국문화원까지 열었다.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온 청년을 중심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매주 토요일은 문화모임(한국 영화의 날, 한국 음식체험의 날, 한국 놀이체험 등)으로 홍보했다.

신천지가 T국 포교를 위해 만든 유튜브.

거짓말 전도로 새로운 교육생을 지속적으로 모았다. 몇몇 신도는 활동 배경과 재정 마련을 위해 여행사나 광고회사 등 현지 한국회사에 취직했다.

포교의 성과는 2년만에 나타났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