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 깨 기부한 수급자, “보답하고 싶다” 울먹인 대구시민

입력 2020-03-04 00:02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대구 주민을 돕고자 암보험을 깨 118만원을 기부한 기초생활수급자에 대구 시민이 기부액을 다시 전달하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성북구는 지난달 27일 한 남성이 길음2동주민센터를 찾아 118만7360원을 맡겼다고 2일 밝혔다. 성북구는 이 남성이 전달한 봉투 안에 현금 118만7360원과 함께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편지에는 “나는 기초수급자로 그동안 나라에서 생계비를 지원받아 생활했다. 대구 코로나19 피해 소식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 준비했다”고 적혀 있었다.

뉴스1 3일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60대 기초생활수급자 강모씨로, 다리가 불편해 지체 장애 5급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7년간 유지하던 암보험을 해지하면서까지 성금을 기탁했다고 한다.

특히 강씨는 성금을 내기 위해 주민센터를 3번이나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 27일 이틀 동안 세 차례 길음2동주민센터를 방문한 강씨에게 주민센터 측은 “기부자님도 어려우시니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만류했지만 그의 기부 의지가 꺾이지 않아 성금을 받았다고 뉴스1에 밝혔다. “꼭 익명으로 전해달라”는 강씨의 당부가 있었다고도 했다.

강씨의 뜻에 따라 기부금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전달된 이후 온정은 다시금 되풀이됐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연을 알게 된 50대 대구시민 A씨(56)가 3일 오전 길음동 주민센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같은 액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혀온 것이다.

길음2동주민센터 한지용 주무관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A씨가 울면서 ‘그분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다시 보상해주고 싶다고 대구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A씨가 ‘정확히 118만7360원을 기부하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강씨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