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참수리급 고속정에서 해상사격 훈련 중 수류탄이 해군 7명이 부상을 입었다.
3일 해군작전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20분쯤 남해상에서 해군 3함대 소속 고속정 참수리호 1척이 해상사격 훈련 중 해상용 수류탄이 원인 미상의 폭발을 일으켰다.
이 사고로 중상 2명, 경상 5명 등 승조원 7명이 부상했다. 부상자는 전원 간부들이다. 중상자 가운데 한 명은 손과 얼굴을, 나머지 한 명은 얼굴과 몸통 등에 외상을 입었다. 중상자들은 해군 헬기를 통해 경남 모 민간병원으로 옮겨진 뒤 다시 엠블런스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전문센터로 옮겨졌다. 해군은 애초 경상자가 4명이라고 밝혔지만, 타박상을 입은 승조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상자 5명은 다른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고속정에는 30여명의 승조원이 승선했다. 해군은 해당 함정 승조원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신건강현장지원팀을 파견해 정신과 진료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의 전투 준비 유지 차원에서 사고 함정이 단독으로 훈련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함미 부위에서 일어났다. 해군은 “어떤 경위로 수류탄이 폭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관계자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군은 모든 사격훈련을 중지하고 수류탄 폭발 사고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 난 고속정은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참수리급(PKM·Patrol Killer Medium) 고속정이다. 고속정은 150t급으로 길이 37m, 폭 7m에 최대속력 38노트, 승조원 30여명이 탑승한다. 대함레이더를 갖추고 있으며 40㎜ 함포 1문, 20㎜ 기관포 2문, K-6 기관총, 대잠수함폭뢰로 무장한다. 연평해전과 서해해전 이후 참수리급에도 폭뢰를 무장한다.
지난 1999년과 2002년 당시 제1, 2연평해전 승리의 주역으로 평가받았던 해군의 참수리급 고속정은 지난 1978~1991년 100여척을 건조해 최근까지 운용 중이다. 단일 함정으로는 서방 진영에서 가장 많이 건조된 함정으로 손꼽힌다. 이 중 절반 이상을 필리핀,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카자흐스탄 등이 무상 또는 척당 100달러라는 상징적인 가격에 한국 해군에서 퇴역한 참수리급을 가져갔다. 해군은 2000년대를 앞두고 선령 30년이 가까워지자 이를 대체할 차기 고속정 사업(검독수리-A)을 추진해 왔다. 이날 사고 고속정도 올해 말 퇴역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