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밖’ 75개국서 코로나 급증 “미지의 영역 왔다”

입력 2020-03-03 17:12
한 아이가 2일(현지시간) 이라크 아르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증세가 있는지 검사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밖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했고, 이란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잠잠했던 미국도 확진자가 100명을 넘으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병지인 중국에 ‘역유입’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3일 오후 3시30분 현재 9만937명, 사망자는 3117명이다. 발병 국가 및 지역은 중국 본토 포함 총 76곳이다. 중국 본토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3일 0시(현지시간) 기준 각각 8만151명, 2943명으로 압도적이지만, 전날 확진자가 125명에 그쳐 안정세에 들어갔다. 반면 세계 곳곳에서 확산세가 빠르다.

이탈리아의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036명이다. 사망자는 하루 만에 18명 늘어나 총 52명이 됐다. 이란은 2일 정오 기준 확진자가 전날보다 523명 늘어난 1501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도 66명으로 뛰었다. 이란은 WHO와 중국의 지원으로 본격적인 검사에 들어가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도 2일(현지시간) 102명을 기록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워싱턴주에서 하루 만에 4명이 숨져 총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CBS방송은 외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실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튀니지 모로코 세네갈 등 보건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일 “코로나19가 각 대륙으로 확산하는 반면 중국은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밖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으로 ‘역유입’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 저장성 당국은 3일 리수이시에서 이탈리아에서 들어온 자국민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총 12건의 역유입 사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지방 당국의 미발표 사례를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3일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격리조치된 한국인은 1200여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이날 오후 현재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도 총 89곳으로 늘었다.

권중혁 이상헌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