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해서 찾아갔을 뿐이에요. 그런데 신천지라니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슈퍼 전파 의혹을 받으며 대중의 공분을 사자 “신천지 신도라는 오해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사례가 등장했다. 자신도 모르게 이름과 연락처가 신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사연을 전한 사람은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김모(52)씨다. 김씨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대구 신천지 교육생 명단에 딸 이름이 포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딸은 신천지와 절대 관련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 주장에 따르면 김씨의 딸은 올해 대학 진학을 앞둔 20대 A씨다. 그는 지난해 12월 수능시험을 끝낸 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의 광고를 보고 한 사무실에 연락했다. 사무실 관계자는 A씨에게 “커피숍으로 나오라”고 전한 뒤 약속 장소에 20대 후반 여성을 내보냈다.
A씨가 애초에 지원한 아르바이트는 문서를 대신 타이핑해주는 업무였다.. 그러나 사무실 측 여성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느낌을 전해주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수차례 만남을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한번은 그 여성이 ‘인문학 강의를 같이 듣자’고 제안하길래 따라갔다”며 “강사가 성경 이야기 등을 하길래 불교를 믿는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 두 번 다시 접촉하지 않았다. 휴대전화에서 연락처도 삭제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아르바이트의 정체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김씨 부녀가 알게 된 건 지난달 28일이었다. 대구시가 실시한 ‘신천지 교육생 조사’ 명단에 A씨 이름과 연락처가 기재돼 있다는 당국의 연락을 받은 뒤였다. A씨에게는 14일간 자가격리 후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으라는 명령도 내려졌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신천지 신도 중 대구에 주소를 둔 거주자와 대구 처소집회소 교육생 등이 담긴 정부 집계 자료를 자체 확보한 신천지 대구 처소집회소 명부와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신도 1983명을 추가로 확인했는데, 이중 교육생으로 분류한 인원은 1761명이다. A씨 역시 바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김씨는 “신천지가 아르바이트생 모집을 빙자해 청년들을 끌어들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르바이트를 위해 제출한 연락처가 교육생 명단에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