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각각 시범경기 취소, 개막 연기를 결정한 데 이어 프로농구, 프로배구가 2일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자프로농구(WKBL)는 같은 날 무관중 경기로 속행을 결정했다. 마지막 6라운드가 진행중인 WKBL은 선두 경쟁과 봄농구 막차인 3위 다툼이 모두 치열해 스포츠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킬 전망이다.
디펜딩챔피언 KB는 박지수(경기당 평균 13.5득점 10.8리바운드)와 카일라 쏜튼(19.7득점 11리바운드)의 활약 속 20승 6패로 선두에 올라 있다. ‘국보 센터’ 박지수는 KB 강세의 가장 큰 이유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2쿼터 박지수의 골밑 존재감을 이겨낼 국내선수는 거의 없다. 지난 1월 20일 자신을 향한 무분별한 비난에 “농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힘겨워했지만 코트 내에서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충격의 챔피언결정전 탈락 이후 칼을 간 우리은행(19승 6패)은 KB를 0.5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KB에 일격을 당한 뒤 절치부심해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르샨다 그레이(18.1득점 12.2리바운드)와 박혜진(14.6득점 5.3어시스트) 듀오에 더해 베테랑 김정은(11.8득점)이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우리은행은 5일 홈 아산에서 열리는 KB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반전을 꿈꾼다.
3위 신한은행(10승 15패)은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고전하던 외국인 선수 엘레나 스미스를 지난달 아이샤 서덜랜드로 교체했다. WKBL 경험자 서덜랜드는 곧바로 연착륙(17.5득점 10리바운드)하며 팀을 기쁘게 했다. 반면 4위 하나은행(10승 16패)은 국내 선수 득점 1위(16.9점) 강이슬이 2일 발목 부상을 당해 상태를 주시 중이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을 꺾고 챔프전에 나가는 파란을 연출한 삼성생명은 1일 신한은행에 승리를 거두기까지 5연패를 당하며 5위(9승 16패)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아직 신한은행과 단 한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올 시즌 박지수의 뒤를 잇는 리그 두 번째 센터로 떠오른 배혜윤(16.2득점 6.7리바운드)과 ‘건강하면 외국인선수급’이라는 김한별(12.3득점 8.9리바운드 5.4도움)이 제몫을 다해준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신생구단 BNK(8승 17패)는 개막 직후만 해도 아직 봄농구에 나설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남은 5경기 복병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리그 도움왕(7.6개) 안혜지(10.4득점)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