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3일 전격 사임했다. 장승현 현 수석부행장이 이날부터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아울러 농협계열사 6개 최고경영자(CEO)들도 사표를 냈거나 사의를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 1월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새판짜기’가 시작됐다고 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전날 농협중앙회에 사임의사를 밝혔고,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계열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어 CEO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2017년 12월 취임한 이 행장은 지난해 말 3연임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래 주요 계열사 중 최초였다. 특히 취임 1년 만인 2018년 농협은행 최초로 당기순이익 1조원(1조 222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해에도 1조517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연임 3개월 만에 이뤄진 이 행장의 사임을 두고 농협 안팎에서도 다소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농협 내부에서는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 행장이 사표를 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 등 6개 농협계열사 CEO들도 일제히 사임했다.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와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도 사표를 냈지만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새로 선임됐다. 홍 대표도 임기 2년째라 임기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나온다.
농협금융지주는 4일 오후 4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농협행장 신규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농협금융지주 임추위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 농협은행 임추위에 추천한다. 신임 행장은 이달 중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한편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조만간 농협금융지주 임추위가 후임 인선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