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동 61세 환자, “열난다”며 보건소 갔지만 검사 못 받았다

입력 2020-03-03 16:29 수정 2020-04-22 17:14
2일 서울시의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 선별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아내, 큰아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남성이 발열 증세를 느껴 병원 2곳과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는데도 검역망에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달 22일 처음으로 발열 증상을 느꼈다. 전날 ITX와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에 있는 직장에 다녀온 뒤였다. 그는 이틀 뒤 폐렴을 우려해 시내 병원에서 X-레이와 혈액·소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정상이었다.

남성은 다시 이틀 뒤 코로나19를 의심해 아내(60)와 함께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의료진은 그러나 이 남성에게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다는 이유 등으로 검체를 채취하지 않았다.

남성은 이후에도 증세가 계속돼 지난달 28일 동네 의원에서 해열제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 등 오히려 증세가 악화됐다. 그는 결국 지난 2일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남성의 아내와 38세 큰아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가족 모두가 감염된 것이다. 이들은 남양주에서 5~7번째로 발생한 환자다. 남성은 순천향대 부천병원으로 이송 됐으며, 아내와 큰아들은 안성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다. 밀접 접촉자인 33세 둘째 아들은 음성 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보건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감염 경로와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 남성은 발열 증상이 나타난 뒤 출근하지 않고 주로 집에 머물렀으며, 병원과 약국 등에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가용을 이용했다.

남양주시는 이날 이 남성이 방문했던 병원 두 곳을 폐쇄하고 약국 등 방문지에 대한 소독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