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논란에 대해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가 기자회견을 열고 큰절까지 하며 사과했지만 그의 손목에 있던 시계 탓에 오히려 더 큰 공분을 일으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2일(현지시간) “이만희가 국가적 재앙에 대해 사과했지만 그가 차고 나온 시계 탓에 분노가 더 거세게 일었다”고 전했다.
이 교주는 2일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두 차례 큰절을 올렸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 그의 손목에 있던 이른바 ‘박근혜 손목시계’에 더 큰 관심이 쏟아졌고 시계의 진품 여부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교주는 왼쪽 손목에 금색의 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시계 전면에는 봉황 상징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 교주가 차고 있던 시계가 ‘박근혜 시계’라는 것이 알려지자 포털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박근혜 시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그가 차고 있는 시계는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이만희 시계’라는 제목으로 퍼져나갔고 한국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의 선물이라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 “박근혜에 대한 그의 충성과 인연처럼 그의 시계가 반짝반짝 빛났다”는 등의 조롱과 비판이 트위터에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교주가 차고 나온 시계가 세간의 관심을 받자 신천지의 한 간부는 로이터에 “시계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며 “이만희 교주가 한국전쟁 때 참전했던 공로로 받은 것이고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 교주는 다른 것은 가진 게 없어 그 시계를 찼다”고 해명했다.
로이터는 이 교주가 차고 나온 시계와 비슷한 모델이 중고시장에서 12만~50만원에 거래된다며 “특별히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 교주의 ‘박근혜 시계’가 알려지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은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건용 미래통합당 조직국 조직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며 봉황마크와 박 전 대통령의 서명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