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극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서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대사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지난 1일 방송분에서 불거졌다. 극 중 인물끼리 시비 다툼을 하던 중 ‘고아 XX’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
극 중 홍화영(박해미)의 운전기사는 강시월(이태선)을 도발하며 “고아 XX”라며 시비를 걸었다. 운전기사는 “고아 XX라더니 아주 그냥 쓰레기구만. 부모한테 배워쳐먹은 것이 없으니 저 모양이지”라며 “고아 XX들은 어떻게든 티가 나요. 티가 나”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강시월은 발끈해 “다시 말해보라”며 따졌고 운전기사는 “잘 들어라. 고아 XX”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운전기사를 주먹으로 친 강시월은 “그래. 나 고아 XX다”라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에서 사회적 약자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단어가 나와도 되냐”며 드라마 공식 게시판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시청자는 게시판에 “방송분을 보고 황당해 회원가입하고 글을 쓴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저질스러운 드라마 대사는 참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고아에 대한 혐오와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대사가 공영방송이라는 KBS에서 나올 일인가”라면서 “어떻게 이렇게 시청자들마저 상처받을 대사를 송출하는지 정말 놀랐다. 내가 고아가 아님에도 누군가 가슴을 퍽 치고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다른 시청자들도 “극 중 긴장감을 높이고자 쓴 대사치고는 너무 심하다. 공영방송마저 혐오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는 게 기분이 안 좋다” “대사를 쓴 작가나 재고해보지도 않은 감독이나 그대로 내보낸 방송사나 모두 똑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라고 해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이건 분명 KBS 차원에서 사과해야 한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