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3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저지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정과 법치의 파괴, ‘가짜 공정’ ‘가짜 정의’ 그리고 ‘가짜 평화’의 행진을 멈출 수 있게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발 전염병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재앙이 된 것은 문 대통령의 남 탓, 굴종 외교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문 대통령이 약속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이런 것이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은 재앙을 키운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지금이라도 국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사과부터 하라. 그것이 정상적인 대통령의 도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은 중국의 눈치만 살피고 여당은 총선 승리에만 몰두하면서 전염병은 속수무책 전국으로 번졌고,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수백 미터 줄을 서고 있다”며 정부 대응을 질책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도 촉구했다.
미래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이 만든 위성정당이다. 미래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만 낸다. 한 대표는 미래통합당 당명을 의식한 듯 연설 말미에 “통합과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여권은 미래한국당을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했지만, 진보진영에서도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한 비례정당 창당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의당 소속 의원 등은 이날 한 대표의 연설을 거부했다. 정의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한 대표 연설 중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교섭단체 연설 일정이 여야 합의로 결정된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 가짜 정당이 국회 내에서 연설한다는 것은 국회 모독 행위이자 국민에 대한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