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하루 사이 수백명씩 늘며 전국 지자체가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선 지역 주류제조업체가 술 만드는 알코올을 코로나19 방역용으로 기부해 눈길을 끈다.
한라산 소주를 생산하는 제주지역 향토 주류제조업체 ㈜한라산소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주정(酒精, 알코올 95%)은 술의 직접 재료인 에틸알코올로, 보통 알코올이라고 하면 이 에탄올을 가리킨다. 이를 물과 섞어 70%의 농도로 희석하면 살균 효과가 높아 소독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라산소주 측은 이 주류제조용 주정을 희석한 알코올 5000ℓ를 4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기부할 방침이다.
주류제조용 주정의 유통은 세무 당국에 의해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때문에 ㈜한라산소주는 이번 기부를 위해 제주세무서에 주조원료 용도 변경을 신청해 허가를 받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그 외 관계기관에 기부를 위한 관련 절차를 마무리 중에 있다.
제주세무서는 제주지역에서 주류제조용 주정을 용도 변경해 사용한 사례가 없지만, 국가비상사태 해결과 확산 방지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기부를 최종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한라산소주로부터 기부받은 알코올을 도내 사회복지시설과 읍면동 주민센터에 배부해 방역 활동에 사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라산소주는 앞서 마스크 기부에도 동참한 바 있다.
현재웅 대표이사는 “알코올이 소독 효과가 있고, 전국적으로 방역용 알코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토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제주지역 방역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