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재택근무 확산 추세…코로나19 막기 위한 고육지책

입력 2020-03-03 14:58 수정 2020-03-03 15:02

‘직장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광주지역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경제단체와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혹시 모를 타의적 직장 폐쇄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오는 13일까지 전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전체 직원 40명 가운데 부서별 최소 인원을 제외한 직원들이 이날부터 집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초·중·고 자녀를 둔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2주간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광주상의는 또 매일 치르던 컴퓨터 등의 자격증 시험도 2주일간 취소했다.
광주상의는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결정했지만 인터넷 등 온라인 업무와 사무실 최소 근무 인원으로 민원처리에는 불편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3~6일 4일간 사무직 300여명이 2교대로 이틀씩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만일의 감염위험을 줄이고 업무의 연속성을 꾀하기 위한 조치다.
대형 통신사 지역본부도 재택근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가 지난달 25일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체 직원의 재택근무에 들어간데 이어 KT도 같은 달 26일부터 부서별 업무특성에 따른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임산부와 어린 자녀를 둔 직원 등은 반드시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임산부 직원들부터 우선 재택근무를 하도록 배려했다. 자동차 생산공장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사무직 1000여명과 생산직 7000여명이 근무 중인 이 공장은 자동차 생산라인을 직접 가동해야 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부서가 많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사무·관리직의 재택근무를 부서별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지역에서 가장 큰 사업장인 이 공장은 생산직 현장출근이 불가피하지만 기저질환자나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 공장은 코로나19의 예방관리를 위해 공장의 각 출입문마다 열화상 카레라를 설치하고 개별 발열체크도 하고 있다. 생산라인 전역을 매일 방역 중인 이 공장은 조업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 역시 사무·관리직에 대한 재택근무를 고려하고 있으나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전남지역본부도 재택근무를 늘리고 있다. 대불·여수·광양 등 3개 지사 전체 직원 40명 중 5명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지역본부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다음 주부터 참여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금호고속과 금호터미널은 재택근무를 뛰어넘어 사무직에 한해 단기 희망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버스 이용객 감소에 따라 인력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 차원에서 다음 달까지 5일~30일 범위에서 무급휴직 기간을 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정부와 보건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만큼 당분간 최소인원만 출근하고 재택근무를 통해 해당 업무를 진행하도록 했다”며 “코로나19를 감안한 근무시간 유연제 등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