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이만희가 ‘정세균 시계’ 받았다고? 허무맹랑”

입력 2020-03-03 14:19
왼쪽은 정세균 국무총리. 연합뉴스. 오른쪽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 윤성호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 교주 이만희(89)씨가 이른바 ‘정세균 시계’도 갖고 있다는 신천지 측 주장을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씨가 2일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신도들을 향해 쓴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씨는 2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이 시계 색깔과 디자인 모두 청와대 제작 시계와 다르다며 이 시계는 가짜라고 일축했다.

시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신천지 측은 “이씨가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신도에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씨에게 시계를 선물한 성도는 과거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장로급 남성”이라며 “해당 장로는 이씨에게 정세균 전 국회의장(현 국무총리)의 이름이 적힌 시계도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이씨가 찬 박 전 대통령 시계가 문제가 됐다”며 “신천지 측은 ‘정세균 시계’도 다른 신도를 통해 제공받았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하고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씨를 만난 일도, 신천지에 시계를 제공한 바도 없다”면서 “국내외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자신이 받은 기념시계를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사실을 미리 알고 막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찬 박 전 대통령 시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전혀 상관이 없다”며 “전 대통령의 시계를 찬 일이 정치적이든 정치적이지 않든 우리가 관심 가질 이유는 없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한 “사회 혼란을 초래한 신천지의 주장을 검증없이 보도하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천지는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행동을 멈추고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정부 조치에 성실히 협조하라”며 “지금은 코로나19의 확산 앞에 국민 불편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적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