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영상·해외 중계 모두 실시간으로’…K리그 미디어센터 설립

입력 2020-03-03 13:57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이 3일 서울 마곡지구의 K리그 미디어센터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 팬들은 이제 하이라이트, 골 장면 등 다양한 클립 영상을 경기 종료 직후 무한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태국 팬들의 응원을 받은 정승원(대구), 조규성(전북) 같은 ‘K리그 한류스타’들도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서울 마곡지구의 K리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K리그 경기의 실시간 중계방송과 이를 활용한 콘텐츠의 제작·관리를 주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송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K리그 미디어센터는 경기장에서 촬영된 K리그 전 경기의 영상을 받아 곧바로 방송용 그래픽과 국문·영문 자막을 삽입해 국내 중계채널, 뉴미디어, 해외에 실시간 송출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경기 하이라이트 등 부가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능을 확보해 K리그 팬들은 3~4분짜리 클립 영상을 경기 종료와 거의 동시에 무한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제작된 영상은 모두 클라우드에 영구적으로 저장된다.

연맹이 이런 시설을 구비한 이유는 K리그란 콘텐츠를 주체적으로 송·수신해 중계권·VOD 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기존까지는 계약 관계에 따라 여러 방송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영상을 관리해 영상 소스가 분실되거나 소유권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미 리그가 주체가 돼 영상을 제작·관리하는 일본 J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벤치마킹해 K리그도 미디어센터를 설립했다.

연맹 관계자는 “J리그는 아웃소싱을 통해 영상을 제작해 K리그는 연맹 내에 미디어센터를 운영하는 분데스리가 모델에 가깝다”며 “기존에 있던 국내 다른 스포츠들의 아카이빙센터와는 달리 클라우드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영상 송출이나 클립 영상 제작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영상이 방송 원본 수준의 화질로 저장돼 각 구단의 전력분석이나 심판의 판정에도 실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이 3일 서울 마곡지구의 K리그 미디어센터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영상의 해외 판매도 용이해졌다. 기존까지는 국내·해외 중계권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통째로 팔아 연맹에서도 어느 나라에 K리그가 중계되고 있는지도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다. 올 시즌부터는 연맹이 스위스 국적의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어 해외 중계권 판매는 따로 이뤄진다. K리그가 어느 나라로 유통되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나라들 사이에서 K리그 중계 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다. 연맹에서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를 통해 현재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가 올 시즌 K리그 중계 영상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총 14개국까지 계약이 논의되고 있다. 미디어센터에 도입된 시스템을 통해 해외 각 수신처에 표준화된 경기 영상이 5초 이내에 도달돼 각국에서 중계된다.

연맹 관계자는 “해외 중계권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K리그가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평가를 받는지 정확한 척도가 필요했다”며 “미디어센터 설립으로 K리그 중계 영상이란 상품을 균질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