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출마 태영호 “北에서도 ‘강남스타일’ 다 알아”

입력 2020-03-03 11:50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강남갑에 전략공천된 태구민(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3일 “북한 출신 최초의 지역구 후보자로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의 모든 것이 처음이고 어려움의 연속”이라며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출신이다 보니 학력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 병적증명서를 어디서 발급받아야 할지 난감한 과정의 연속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태 전 공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탈북 후 북한 당국의 신변 위협 등을 이유로 본명을 바꾼 태 전 공사는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총선에 출마한다.

태 전 공사는 “다행히 병무청의 신속한 협조로 병적증명서를 발급받았지만, 학력증명서의 경우 통일부와 교육부 등을 거쳐 확인공문을 받는 과정이 복잡해 어려운 점이 많다”며 “오늘 예비후보 등록에 학력증명서를 내지 못했다. 후보자 등록 날까지 학력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태영호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뉴시스


그는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 노래를 통해 강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남은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라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자유시장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에서 북한 출신 후보가 잘할 수 있을지 많은 분이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저에게 ‘보수 텃밭이라고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뛰어라’고 따가운 충고를 해주셨다”며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던 당시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사명감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전날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선 “대단히 심상치 않다”며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내부 기강을 추스른다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