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선별진료소’ 외부 개방…구청, 학생들 항의에 철회

입력 2020-03-03 11:44 수정 2020-03-03 13:26
서울 마포구가 서강대학교 학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외부인도 이용 가능하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2일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 선별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일 자신의 SNS에 “마포구가 서울 자치구 최초 대학 내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유 구청장은 글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일부터 서강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추가 운영한다”며 “개강을 앞두고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관리 그리고 대구·경북에서 개강에 따라 상경하는 학생들 관리까지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구민 여러분께서도 이용하실 수 있다”고 덧붙이며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2일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SNS에 올린 글

해당 기사의 댓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학생들 의견을 들어본 건가? 충분히 조율됐는지 궁금하다” “대학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개강도 미루는 와중에 학내에 선별진료소 설치?” 등 학교 안전에 대한 염려가 이어졌다.

서강대학교 학내 커뮤니티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관련 공지를 받은 적이 없다. 논의 중이라는 소식도 접한 적 없다” “구청장이 개인 SNS에 구민도 이용 가능하다고 올렸는데 일방적인 행정 아닌가” “학교 사유지에 진료소를 설치하고 홍보부터 하는 게 무슨 경우냐” 같은 의견이 이어졌다.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도래'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이에 총학생회 측은 상황 확인 후 입장문을 게시했다. “오늘 아침 언론 및 SNS를 통해서 서강대 내에 코로나19 선별 진료소가 설치되며 외부인 또한 이용 가능하다는 기사가 발표됐다. 학생지원팀을 통해 전달받은 결과를 보고해 드린다”고 글을 시작했다.

학생회는 “첫 번째, 선별진료소가 설치 예정인 시점에서 미확정인 상태였는데 마포구청 측에서 사전에 협의 없이 언론에 발표한 상황이라고 전달받았다. 보건실 박연식 과장이 마포구청에 정식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했으며 마포구청 교육지원팀을 통해 알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외부인의 출입에 관련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2월 28일 발전홍보팀에서 나온 안내문대로 (학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니 절대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학교와 학생회는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항상 학생 여러분의 안전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학교 구성원들을 안심시켰다.

결국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앞서 올린 SNS 글에서 “구민 여러분께서도 이용하실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