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천지가…” 코로나19 발원설 근황

입력 2020-03-03 05:27
시진핑 주석. 신화 뉴시스



시진핑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발원을 부정하는 주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국 외 발원설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신화통신, 인민망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대학 의학원을 잇달아 방문해 연구진을 격려하면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좌담회를 열어 과학기술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업무 보고를 받고 코로나19 대응 방안 등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과학기술은 인류의 전염병과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라며 “과학기술을 이용해 완치율을 높이고 치사율을 낮춰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종적인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연구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그는 “유행병학과 바이러스 근원 조사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근원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분명하게 밝혀내고 정확도와 검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만들고 있는 장면. 신화 뉴시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중국 내 주장을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달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출현했다고 해서 중국을 꼭 발원지로 볼 수는 없다”고 발언하면서 중국이 발원지가 아님을 처음 주장했고, 이후 관영 매체들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관영 환구시보는 2일 논평에서 “일본, 한국, 이탈리아, 미국 등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중국을 여행하지 않고, 밀접 접촉 경험이 없음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세계에서도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발원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어디라고 말할 충분한 근거가 없으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발원지가 국내냐 국외냐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미국에서 먼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중국으로 감염이 됐다는 ‘미국 발원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는 미국 발원설 외에도 신천지 교인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이 퍼돌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