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국 항공당국에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모든 비행기를 철저하게 방역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는 외교부와는 별개로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확산하지 않도록 전방위적인 방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2일 김 장관 명의의 서신을 미국 연방항공청장, 교통부 장관, 항공보안청장에 보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한에서 “미국행 탑승객을 대상으로 탑승 전 전원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공항에서도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으니 한국발 항공편의 운항과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상황도 ‘국지적인 확산’이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확진자수 급증은 대구·경북 등 특정 지역에 한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것이다. 확진자수 급증은 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 인원 자체가 일본 등 다른 외국에 비해 많아 발생했다고도 설명했다.
이날 국토부는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미국 노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방역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3일 0시부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는 모든 한국 국적 항공사와 미국 항공사의 비행기 이용객의 발열검사를 확대 시행키로 했다. 탑승구에서 체온이 37.5℃ 이상으로 확인되면 탑승이 거부된다. 미국이 입국제한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경우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한국의 비즈니스 핵심 노선인 미국 노선의 안정적 운영과 우리 국민의 항공 이동 편의 유지를 위한 조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외교부와 별개로 각국의 항공당국 등 실무진을 대상으로 각국의 한국인 입국금지 확대를 막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 항공기의 운항제한, 입국제한 조치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관이 파견돼 있는 한국 공관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실무논의를 긴박하게 하고 있다. 추가 제한 방지 및 기존 제한 해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