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정’을 이유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의를 취소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인 것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한국인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 수장이 영국에서 홀대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사실은 라브 외무장관의 자가격리 때문에 만남이 무산된 것이었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라브 외무장관이 이번 주 몸에 이상을 느껴 자가격리(self-isolated)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라브 장관은 이 바이러스(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시험 결과 이후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고 BBC에 밝혔다. 영국은 한국보다 13시간 늦어 이날 보도된 ‘이번 주’는 한국 시간으로는 지난주를 의미한다. 지난주 중반 강 장관의 런던 방문과 시기상으로 겹치는 셈이다.
강 장관과 라브 장관은 지난 26일 영국 런던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라브 장관 측은 개인 사정이라며 회의 불참을 알리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개인사정이 무엇인지는 당시 알려지지 않았다.
두 나라 외교 수장의 예정된 회담이 무산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무리하게 해외 출장을 가 홀대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국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