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英서 퇴짜?… BBC “英외무장관 당시 자가격리 중”

입력 2020-03-02 20:20 수정 2020-03-02 20:45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영국 방문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사정’을 이유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의를 취소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인 것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한국인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 수장이 영국에서 홀대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사실은 라브 외무장관의 자가격리 때문에 만남이 무산된 것이었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라브 외무장관이 이번 주 몸에 이상을 느껴 자가격리(self-isolated)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라브 장관은 이 바이러스(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시험 결과 이후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고 BBC에 밝혔다. 영국은 한국보다 13시간 늦어 이날 보도된 ‘이번 주’는 한국 시간으로는 지난주를 의미한다. 지난주 중반 강 장관의 런던 방문과 시기상으로 겹치는 셈이다.

강 장관과 라브 장관은 지난 26일 영국 런던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라브 장관 측은 개인 사정이라며 회의 불참을 알리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개인사정이 무엇인지는 당시 알려지지 않았다.

두 나라 외교 수장의 예정된 회담이 무산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무리하게 해외 출장을 가 홀대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국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