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문제로 연일 시끌시끌하다. 진보진영 시민단체가 제안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방안을 민주당 지도부가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용) 당을 만드는 것은 부정적이고 다만 외부에서 온 제안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최근 주권자전국회의는 민주당과 정의당, 녹색당 등에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결성을 제안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군소정당이 충분히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이라며 “군소정당도 살리면서 같이 연대할 수 있다면 이는 작은 정당과 협치하는 취지이기 때문에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기자들에게 “(비례대표 후보를) 우리 당 이름으로 낼 지, 연합당 이름으로 낼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재성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단 한 명의 비례대표도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밖에서 비례당을 만들어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의 무도한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정치 세력이나 정당은 그것대로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민주당이 그것에 응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내지 않고 진보 진영과 연대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비례연합정당 합류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례공천관리위원장인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우리 당 구성원이 아닌 분들의 제안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도 맞는 이야기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주장한 ‘비례대표 무공천’에 관해선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정협의 후 기자들이 비례연합정당에 관해 묻자 “당 밖의 움직임과 제안이 있었으니 그에 대한 당 입장은 당 시스템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오늘 비례정당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최고위에서 논의를 하게 되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오후에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도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친여 성향 외곽 단체들의 비례정당 창당 선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28일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국회에선 플랫폼 협치 정당을 자처하는 ‘시민을 위하여(가칭)’ 창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미래한국당에 빼앗길 다수의 목소리, 촛불 시민의 권리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성환 비서실장은 “주권자전국회의보다 절박한 제안이라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