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안철수, 대구 모텔서 숙식하며 진료…뒤늦게 바람부나

입력 2020-03-02 15:2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진료를 마친 뒤 비상대책본부 건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틀째 대구에 머물며 진료 봉사에 매진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행보여서 반향이 작지 않다. 낮은 당 지지율과 측근들의 줄이탈이라는 내우외환을 반전시킬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사 면허가 있는 안 대표는 2일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서 이틀째 진료 봉사를 이어나갔다. 안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도 함께했다. 안 대표는 인근 모텔에서 숙식하며 일정을 소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봉사에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도 동참했다. 사공 교수는 국민의당 대구시당위원장으로 당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기도 하다.

안 대표의 대구행은 지난 1일 새벽에 급작스레 결정됐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대구 지역에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안 대표는 진료 봉사에 시한을 정해두지 않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상황이 심각해 안 대표가 예상보다 오래 대구에 머무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교수(국민의당 대구시당의원장,왼쪽)이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진료 봉사를 위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진료 봉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대표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다. 옷이 땀에 흠뻑 젖은 채 진료실에서 나오는 사진도 인터넷에서 퍼지며 화제가 됐다. 의사 면허가 있는 정치인 중 진료 봉사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은 안 대표가 유일하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안철수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며 “최근 들어 약해진 이런 이미지가 진료 봉사를 통해 대중들 사이에서 되살아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4·15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안철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다만 국민의당 지지율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5~28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1.7%에 불과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