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당직자들이 2일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사퇴에 나섰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지난 1일 의정부갑 지역구에 오영환(32) 전 소방공무원을 공천했다.
민주당 의정부갑 박창규 지역위원장등 당직자들은 이날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400여 핵심당직자는 오늘 모든 당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월 17일 지역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우수한 인재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의정부갑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중앙당에 전략공천은 불가하다는 뜻을 전하고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기다렸다”면서 “그러나 민주당 중앙당이 민주적인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중앙당이 의정부갑 당원동지들을 배신한 것이며, 의정부시민의 선택을 봉쇄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지역의 선출직 의원은 지역전문가로서, 지역사회의 현안해결과 발전방향을 입법 활동으로 펼칠 수 있는 준비된 인물이 후보로 나와 지역 주민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의 자존심은 철저히 무너졌으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핵심당직자로서 이러한 상황을 막지 못한 자괴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위원장인 저 박창규와 노인, 직능, 노동, 여성, 청년 등 14개 전체 분과 위원장 및 핵심당직자 400여명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상황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으나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렀으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사태의 책임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정부갑 지역구는 6선 의원인 문의상 국회의장이 배출됐으며, 문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씨가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철회한바 있다. 현재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에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한 장수봉 예비후보도 경선을 요구하며 전략공천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중앙당은 “현재까지 의정부갑 당직자 48명이 사퇴한 것으로 400여명 사퇴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박 위원장을 포함한 21명 운영위원 등 48명은 민주당 중앙당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에 해당 운영위에 속한 핵심당직자 415명도 사퇴하게 된 것”이라며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는 이들 당직자의 명단도 SNS를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