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개최 여부까지 재검토

입력 2020-03-02 14:00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유빈(앞쪽)이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10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서울 개최 예정이었던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시즌 안에 치러지기 어렵게 됐다. 대회 개최 여부를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라 대회가 열릴지도 미지수다.

ISU는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시즌 안에 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없게 됐다”며 “앞으로 몇 주간 ISU는 회원들과 10월 중순 이전에 대회를 다시 개최할지 말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쇼트트랙 종목에서 최고 권위의 대회인 세계선수권은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장인 목동 아이스링크까지 폐쇄되자 ISU는 지난달 26일 대회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고, 이어 시즌 내 대회 개최도 포기했다. 1976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문제없이 열렸던 세계선수권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변수에 무기력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대회 정상 개최가 무산돼) 허탈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 저희도 지켜보는 상태”라며 “ISU도 코로나19 사태가 올 시즌이 끝나는 3월 말까지 지속될 걸로 봐 다음 시즌 시작 직전 개최할지, 개최지를 옮길지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선수권의 연기로 쇼트트랙 전반의 시즌 계획도 꼬여버린 상태다. 보통 세계선수권이 끝난 직후 차기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지막으로 한 시즌이 끝난다. 그런데 세계선수권 일정이 불확실해져 선발전을 치르기도 힘들어졌다. 세계선수권 3위 안에 든 국내 선수 중 최상위 입상자는 선발전을 면제해주는 연맹 규정도 있다. 10월에 세계선수권이 열린다면 이번 시즌 대표들이 그때까지 활동할지, 선발전을 강행해 다음 시즌 대표를 새로 뽑아야 할지 모든 게 불확실한 상태다.

한 빙상팀 감독은 “대표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에 맞춰 준비해오다 소속팀으로 복귀해 오늘(2일)부터 훈련을 진행했다”며 “컨디션이 좋았던 선수들이 허탈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해 각 종목 국내대회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할 방침이다. 연맹 관계자는 “3~4월에만 스피드 스케이팅 초중고 실업연맹 대회, 쇼트트랙 종별 선수권과 종합 선수권 겸 대표 선발전, 피겨 종별 선수권이 예정돼 있다”며 “이 대회들도 중단이나 연기를 해야할지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