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코로나19 검진에 기자회견, 신천지 동요할까… 허위 명단 제출한 지파장부터 구속해야

입력 2020-03-02 11:56
서울시는 1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과 12개 지파 지파장을 살인죄, 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법무법인 이후 최환석 변호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시의 고발장을 들고 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이만희 교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검사 장소와 시간 등을 밝히지 않은 ‘깜깜이 검진’을 받은 이만희는 오후 3시 경기도 가평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예고했다.

영생불사하며 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만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건 사실 신천지 교리와 맞지 않는다. 신천지 측은 “무성한 오해를 불식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몸이 아파 검진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

앞서 신천지 2인자로 알려진 김남희씨가 탈퇴한 데 이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만희가 카메라 앞에 서면 신천지 신도들은 동요할까. 사이비이단 전문가들은 그래도 내부적으로 결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탁지일 현대종교 이사장은 “신천지를 상식으로 이해하는 건 무리”라면서 “동요보다는 결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질병과 죽음에서 자유롭다던 신천지 신도들이 코로나19로 쓰러지고 심지어 사망자까지 나왔지만, 이들은 이를 마귀의 짓으로 치부하고 있다”면서 “교리적으로 세뇌된 이들이 눈앞에 보이는 낯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으로 봐도 이단에 대한 외부적 압박이 내부 결속으로 이어진 수많은 사례가 있다”면서 “막연히 위기 요인이 크니 와해될 것으로 생각하면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윤석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도 “여러 가지 정황이 와해보다는 결속하고 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면서 “신천지 시설 폐쇄 조치 이후에도 신천지 신도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게 그 이유”라고 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불안’보다 ‘불만’이 크다”면서 “코로나19 자체를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황충’으로 보며 예언의 실현이라고 주장하는 게 신천지”라고 했다.

그는 “신천지 신도 전수 조사보다 이만희씨를 포함해 신도 명단 제출 시 왜곡된 자료를 제출한 지파장들을 색출해 긴급구속하는 게 빠른 해법”이라며 “신천지 신도들이 동요해 조직이 와해되고 스스로 방역 당국에 나오는 일은 지도부 구속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