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홍상수(60) 감독의 감격스러운 수상 순간이 공개됐다.
홍 감독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24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영화제 측이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주요 수상 영상본에는 시상식을 함께한 연인이자 여주인공인 배우 김민희(38)가 홍 감독을 끌어안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통역용 헤드폰을 내리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앉아있던 김민희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축하의 포옹을 건네자 홍 감독은 잠시 울컥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무대에 올라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홍 감독은 영화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건 ‘사마리아’의 김기덕 감독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16년 만이다. 앞서 2017년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년)’를 통해 홍 감독과 처음 작업한 후 ‘도망친 여자’까지 모두 7편을 홍 감독과 함께 작업했다.
앞선 공식 기자회견에 커플링을 끼고 등장한 홍 감독과 김민희는 레드카펫에서도 허리 뒤로 손을 굳게 잡고 있는 등 이번 영화제에서도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들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시사회 때 연인 관계를 인정했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국내 공식 행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번 베를린 영화제 일정에서도 해외 언론사와만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6월 법원에서 기각됐고 항소를 포기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