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월 1일 예정했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취소하고 대구로 내려갔다. 의사인 아내와 함께 대구로 간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 자원봉사에 합류했다.
안 대표는 1일 오전 10시부터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진료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측근에 따르면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도 함께 했다.
이들 부부는 유증상자로 병원을 찾는 시민들을 진료하는 업무를 맡았다. 안 대표의 측근은 연합뉴스에 “직접 현장에 가니 상황이 매우 급박하고 열악하다고 한다. 수행원 없이 내려가 진료를 보고 있어 연락도 잘 닿지 않는 상황”이라며 “봉사활동 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5시50분까지 진료를 한 뒤 지친 표정으로 병원 밖으로 나왔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내일 또 오겠다”고 말한 뒤 병원을 떠났다. 안 대표는 서울대 의대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의사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로 의예과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컴퓨터 백신 개발에 나서면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다. 안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도 역시 의사다.
안 대표는 3·1절인 이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101년 전 우리 선조들이 피로써 지키고자 했던 나라의 모습인가”라고 운을 뗀 안 대표는 “6년 전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국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국가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보여준 속수무책의 정부를 지켜보면서 지금 국가는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한 안 대표는 “이 정권은 대체 세월호 참사, 사스, 메르스 사태 등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고쳤냐”고 반문했다.
“정권이 무너뜨린 희망을 국민이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고 한 안 대표는 “국가가 못하니 국민 스스로 위대함을 발휘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있다. 수많은 의료인이 자원봉사를 위해 대구로 향하고 기업들은 지원의 손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가는 보이지 않고 정부는 무능하지만 우리는 빠른 시간 내에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갖는다. 정치권이 무엇을 해야 할지 국민께서 몸소 가르쳐 주시고 있다”고 한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에 호소한다”고 했다.
“오늘의 이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국민대통합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라고 한 안 대표는 “진영논리에 빠진 묻지마 정권심판론이나 야당 심판론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갖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안철수의 코로나19 브리핑-국민과 함께 극복해내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45분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시간 연기된다고 공지했다. 오후 5시 결국 ‘사정상 취소되었다’는 공지를 다시 올렸다. 안 대표는 “기다려 주셨던 분들께 깊은 양해를 구한다”며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 시간은 안 대표가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던 시간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히려 찬사를 쏟아냈다. “괜찮다. 바쁜 와중에 문자 남겨줘서 오히려 고맙다” “대구에 의료봉사 간 건 지식인으로서나 정치인으로서 귀감이 된다” “안철수 대표 정치인생 중 가장 잘한 일”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