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손흥민, 서울에서 오니 당연히 조치”

입력 2020-03-01 17:30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지난 16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애스턴 빌라를 3대 2로 이긴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AP뉴시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영국으로 돌아가면 2주간 자가 격리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는 당초 “손흥민이 감염되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조기 복귀를 희망했지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확신만으로 방·검역 절차를 건너뛸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급기야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직접 나서 “손흥민은 곧바로 합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홈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9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팀 내 에이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올 시즌 막판 동반 복귀에 대한 희망을 말하던 중 “그것은 또 다른 희망일 뿐이다. 지금 상황은 그것(조기 복귀)과 거리가 멀다”며 “손흥민은 곧 영국에서 돌아올 것이다. 서울에서 오기 때문에 당연한 안전수칙 몇 가지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확산되는 코로나19의 영국 내 확산 방지를 위해 손흥민에 대한 방·검역 절차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토트넘은 지난 27일만 해도 “손흥민에게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한 격리 조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자국 언론을 통해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경우 “토트넘이 손흥민이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최근 한국에서 빠르게 확산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영국 정부는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며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자가 격리는 통상 2주간 이뤄진다.

손흥민은 16일 애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3대 2 승)에서 상대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충돌한 뒤 오른손으로 땅을 짚고 팔이 부러졌다. 사흘 뒤인 지난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2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오른팔 골절상 수술을 받았다. 그 사이에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일 오전 9시를 기해 발표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는 3526명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독일 라이프치히와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를 하루 앞둔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엔필드 훈련장 기자회견에서 상심한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무리뉴 감독은 “(영국)정부의 지시 사항이 있으면 따라야 한다. 우리도 이행해야 하고, 손흥민도 돌아오면 곧바로 팀에 합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손흥민이 영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수술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주간의 자가 격리는 팀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회복을 시작하면 복귀를 위한 모든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게 언제인지를 예측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시즌을 끝내기 전에 케인과 손흥민이 함께 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기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