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대기오염도 잡았다…공장·차량 멈추자 맑아진 하늘

입력 2020-03-01 17:04
코로나19 때문에 비상이 걸린 한달 사이에 급격하게 낮아진 중국의 대기오염도. 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중국의 대기오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 같은 변화가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은 지난 1월 1~20일과 지난달 10~25일을 비교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1월에 비해 2월은 이산화질소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나 공장시설에서 배출돼 대기오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나사는 중국의 대기오염 수위가 급격히 내려갔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으로 제조업체와 같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나사 연구진은 이산화질소의 감소가 처음에 코로나19의 진원인 우한에서 나타났다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기오염 감소 시기가 대중교통과 기업활동 제한, 수백만명에 대한 격리 때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나사에서 공기질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페이 류는 “하나의 특정한 사건 때문에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대기오염 수준이 이토록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도 이산화질소의 감소를 목격했으나, 당시는 속도가 완만했다고 부연했다.

나사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이어지는 중국 춘제(春節·중국 설)가 대기오염 감소로 이어져 왔고 춘제가 끝나면 대기오염이 증가하는 게 정상이었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류 연구원은 “오염 감소율이 과거보다 올해 더 현격한 데다가 감소가 더 오래 지속됐다”며 “많은 도시가 코로나19의 확산을 최소화하려고 대응조치를 취한 점을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