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차례 올림픽 개회식에서 눈에 띠는 복장을 입고 등장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던 ‘통가의 근육맨’ 피타 타우파토푸아(37)의 모습을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채널은 29일(현지시간) “타우파토푸아가 태권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우승해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남자 80㎏초과급에서 파푸아뉴기니의 스티븐 토미를 20대 4로 꺾고 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태권도 종목에 출전한 타우파토푸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크로스컨트리로 종목을 바꿔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출전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따뜻한 기후의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출신인 타우파토푸아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 자체가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 그는 동계올림픽 출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키를 배우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대회에 출전한 끝에 평창 땅을 밟았다. 평창에선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프리에서 완주에 성공한 116명 중 114위에 그쳤지만, 그의 도전 정신에 전 세계가 박수를 보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그의 또 다른 도전이 이어졌다. 파우타토푸아는 평창올림픽 경기를 마친 뒤 “태권도 매트에도 서봤고 설원에서도 올림픽에 출전했으니 다음은 물과 관련된 종목이 아닐까”라 향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신의 약속처럼 그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카약 선수가 됐지만,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한 태권도와는 달리 아직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하진 못한 상태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3번의 올림픽에 각기 다른 3종목 선수로 출전한다는 그의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5월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열릴 올 시즌 두 번째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카약 선수로도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카약 선수로서의 파우타토푸아의 도전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전 세계의 팬들은 이번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그의 쇼맨십을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서 그는 통가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웃통을 벗은 근육질 상체에 오일을 바르고 전통 복장 ‘투페누’를 입은 채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입장해 화제가 됐다. 평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시 통가의 기수로 나선 그는 강추위 속에서도 리우와 같은 복장으로 입장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