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벼랑 끝 항공산업, 퇴로 안보인다” 정부지원 요청

입력 2020-03-01 16:35
빈 카트만 덩그러니 놓인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코로나19로 중국, 동남아 등 주력노선 대부분이 유명무실화되면서 국내 항공산업 전반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존립의 기로에 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근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6개사 사장단은 28일 “정부의 즉각적·실질적 세 가지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 LCC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 19 사태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우선 정부에 무담보, 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의 구조상 적자가 누적된 현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용구조 개선을 위해 공항 사용료 및 세금의 전면 감면 조치도 요구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공항 사용료 등 각종 비용 지원은 감면이 아닌 납부유예로 실질적 지원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운항노선 축소로 인해 휴직 인원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근로자의 휴업수당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한시적으로 현행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인상해 줄 것도 요청했다.

사장단은 발표 전날 서울에서 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가 특정 항공사 차원이 아니라 국내 LCC산업 전반의 사활이 달려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본 불매에 이어 코로나19로 중국, 동남아 등 주력노선 대부분이 유명무실화되면서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각사는 일제히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