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함께 극복하자” 전국에서 응원과 기부 릴레이

입력 2020-03-01 16:33 수정 2020-03-01 16:39
"대구 시민들 힘내라"며 인천의 한 노인이 보내온 손편지와 성금. 인천시 제공.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시청 청원경찰실에 70대로 보이는 한 노인이 찾아왔다. 이 노인은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는 말에 “그러면 시장님에게 전해달라”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힘내세요 대구. #코로나19 조속한 퇴치 응원합니다! …. 인천시민 드림’이라고 쓴 손편지와 현금 24만원이 들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지역과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등을 위한 따스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개인과 단체‧기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과 기부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각계에서 보내준 ‘국민성금’은 한달새 531억원을 넘어섰고 마스크 등 기부 물품도 45만점에 이르렀다.

광주시의사회는 서정성 남구의사회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달빛 의료지원단’을 구성, 대구 지원에 나섰다. 이 의사회는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에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을 기부했다. 서정성 단장은 “25년 동안 의료 봉사활동을 했는데 고3 아들과 중3 딸이 대구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많이 있는데 왜 봉사활동을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최근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에게 생필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와 응원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 카드에는 ‘함께할 그날, 남양주시민 모두가 응원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혔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구속부상자회)는 대구 공동체를 돕기 위해 성금 4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성금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지만원씨 등에게 손해배상금을 받아 조성한 공익기금으로 마련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한 교회는 최근 성금 500만원을 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도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전북대 앞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오진석(30)씨는 최근 전주시보건소와 전북대학교병원 의료진에게 통닭 60인분을 선물했다. 인근 치킨집 주인 이충로(34)씨는 오는 3일까지 통닭 100마리를 판매한 금액을 전주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인근 커피숍들은 의료진을 격려하는 물품과 응원 메시지를 길병원에 전달했다.

충남 천안시의사회는 천안충무병원을 방문해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인천한의사회도 24시간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에게 전달해달라며 1000만원 상당의 보약 50상자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광주은행은 최근 전남도청을 방문, 마스크 3만개를 기증했다. 광주은행은 이날 목포시와 순천시에 후원금 1000만원씩을 전달한데 이어 2일 여수와 나주시에도 후원금을 전하기로 했다.

법무부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협의회와 직원들은 최근 대구 시민들을 위한 성금 264만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냈다.

원광대 김종현 전 학생생활관장 등 전·현직 교직원들은 기숙사에 자가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종현 전 관장은 “대학을 찾아준 외국인 학생들이 불편없이 자가 격리를 마칠 수 있도록 옛 동료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30일부터 국민들이 보내준 성금이 2월 27일 현재 531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또 마스크와 손세정제·생활용품 등의 기부물품도 45만 점을 기록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 대열에 동참키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