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증권가도 비상… 금감원 1분기 ‘현장검사’ 최소화

입력 2020-03-01 15: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의도 증권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회사와 주변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퍼지고 있어서다.

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례만 제외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현장 검사 일정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사들이 재택 근무 흐름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대면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 등으로 사실상 실효성 있는 검사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본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본점을 폐쇄했다. KB국민은행도 서여의도영업부를 폐쇄했다. 금감원은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 종합검사와 부문 검사 등을 2분기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등에 대한 현장 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판매사가 조사 대상이다. 다만 3월 초로 계획됐던 현장 조사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불완전판매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피해자 대면조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12월 결산기업들의 3월 정기 주주총회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사 105개사 가운데 주총 일정을 정해 공시한 기업은 43개사(41.0%)에 불과하다. 나머지 62개사는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기한 내 사업보고서 제출이 어려운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휴대전화 부품업체 KH바텍은 최근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인한 제재 면제를 금융 당국에 신청했다. 경북 구미와 중국 텐진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어 감사 및 사업보고서 작성이 어렵다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의 경우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달 28일 정기총회를 개최하지 못해 비상근 부회장 자리 등이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금투협은 당초 총회를 열고 부회장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과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회원이사인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등의 후임을 선임하려 했으나 논의 끝에 총회를 연기했다.

금투협은 매주 열리던 업권별 회원사 사장단 회의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협회 건물 3층 불스홀과 강의실,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시설 대관도 오는 2일부터 모두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