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2019년 8월 10일 노리치 시티와 개막전에서 4대 1 완승한 뒤 205일, 28경기 만의 일이다. 다음 시즌 2부 리그 강등권에 있던 왓포드가 리버풀의 독주를 끊었다.
리버풀은 1일(한국시간)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전에만 3골을 얻어맞고 0대 3으로 졌다. 왓포드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에게 후반 9분부터 6분 사이에 멀티골을 빼앗겼고, 후반 28분 트로이 디니에게 쐐기골을 허용한 뒤에는 추격할 의지를 상실했다.
리버풀은 이 경기 전까지 중간 전적 26승 1무(승점 79)로 ‘무패 선두’를 질주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전적표에 1패를 새겼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20점 안팎의 간격을 유지했던 만큼 변함없는 선두를 지켰지만, 이날 패배로 연속으로 쓰던 기록을 깨뜨리고 말았다.
리버풀의 연승 행진은 18경기에서 멈췄다. 2019년 1월까지 18연승을 쓴 맨체스터 시티와 타이기록이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했으면 프리미어리그 사상 단일 시즌 최다인 19연승을 질주할 수 있었다. 이 기록은 무산됐다.
리버풀의 무패 행진도 끝났다. 리버풀은 올 시즌에만 27경기,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44경기 연속으로 무패 행진을 펼쳤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은 아스널의 49경기. 아스널은 이 기록을 쓰던 2003-2004시즌에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리버풀은 아스널의 대기록 경신까지 6경기를 남기고 패배했다. 이제 올 시즌 리그에 남은 10경기와 다음 시즌 38경기에서 모두 패배하지 않아도 아스널의 대기록을 넘어설 수 없다. 아스널의 최다 연속 무패 타이틀이 적어도 1년 넘게 유지된다는 얘기다.
리버풀의 모든 기록을 깬 왓포드는 강등권을 전전하는 리그 최하위권 팀이다. 이날 승리로 강등권 탈출의 하한선인 17위(6승 9무 13패·승점 27)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권 팀이 선두를 3골차 이상으로 잡은 것만 해도 1985년 레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대 0으로 격파한 뒤 35년 만의 일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