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 비서실장이 전한 ‘신천지 고위인사 포섭 시도 목격담’

입력 2020-03-01 08:47 수정 2020-03-01 12:44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보좌했던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이 신천지증거장막(이하 신천지)이 국무총리조차 포섭대상으로 삼았다고 폭로하며 당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의 고위인사 포섭 시도 목격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신천지가 각계 주요 인사를 포섭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노컷뉴스의 28일자 보도를 공유하며 “이는 분명 사실이고 총리실에 근무할 당시 직접 겪은 목격담을 공개한다”며 신천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정 전 실장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자신들이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라고 소개하며 이 전 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여성 1명과 남성 2명으로 구성된 이들 중 1명이 서울청사 후문에 와 있다고 해 만났다.

선임자격인 권 모 이사가 내놓은 명함을 받아보니 신천지의 위장조직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었다. 권 이사 봉투 속에 내민 두꺼운 화보집을 보니 매 쪽마다 이만희 총회장이 실린 것을 보고 비로소 해당 단체가 신천지 소속임을 알게 됐다.

정 전 실장은 그들에게 총리께서 국회 출석 건으로 일정이 바쁜 데다 공식 행사가 아니면 특정 종교 교단 관계자를 만나지 않는다고 정중히 설명한 뒤 돌려보냈다고 했다. 총리와의 면담은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전 실장은 이어 “그로부터 3개월 뒤인 11월 하순, 다시 권 이사로부터 연락이 와 총리께 사전 연락이 됐다며 총리면담 가능 시간을 물어왔다. 면담 용건과 동행자를 물어보니 평화통일을 운운하며 총리 면담이 성사되면 이만희 총회장이 온다고 했다”며 “의전팀에 확인해 보니 그 시각에 총리 면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면담을 허락하셨는지 몰라 총리께 직접 확인했더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을 권 이사에게 알려줬더니 ‘총리와의 만남을 간청 드리는 것’이라고 변명했다. 총리 면담 목적도 ‘신천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평화에 대한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한 정 전 실장은 “결국 총리와의 면담 약속이 잡혔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었고 방문목적도 순수하지 않았다. 그들은 총리면담을 통해 총리를 포섭한 후 자신들의 세력확대나 영향력 과시용으로 이용하려했던 것 같다”고 의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