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한민국 종교계가 사실상 모든 종교 관련 집회를 중단했다.
천주교와 불교는 소속 신자와 교도가 참여하는 의식을 모두 중단했고 개신교 역시 다음달 1일 주일 예배가 다가오면서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곳이 늘고 있다. 소수 종교도 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다수가 좁은 장소에 모이는 종교 행사 특성상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모든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국 천주교회 16개 모든 교구는 최근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전면 중단했다. 모든 미사를 중단하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 236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천주교 3개 대교구 중 하나인 대구대교구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센터 신도들 사이에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대규모 확산 조짐이 보이자 지난 19일 신자들이 참여하는 모든 미사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안동교구가 소속 본당 미사를 중지했고 이어 산발적으로 각 교구 미사 중단이 이어졌다.
불교계는 최근 위례신도시 상월선원에서 대규모로 열릴 예정이던 동안거 해제 법회를 취소하는 등 전국 선원 100여곳에서 예정됐던 해제 법회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초하루 법회를 포함해 모든 법회,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이 참여하는 행사와 모임을 23일 취소했고, 전국 사찰에서 운영한 템플스테이 137곳도 다음달 20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원불교는 27일 교단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다음달 8일까지 법회와 기도를 중단했으며 훈련 및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원불교가 법회를 전면 중단하기는 개교한 이래 10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성공회도 모든 공동체 활동을 중단했고 한국이슬람교도 매주 금요일 지역별 성원에서 여는 합동 예배를 중단하고 가정 예배로 전환하도록 했다.
개신교에서도 유사한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등록 신도를 자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28일 주일예배 고수 입장을 철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강남구 소망교회가 주일 예배를 쉬기로 했다. 앞서 서초구 온누리교회·종로구 새문안교회·중랑구 금란교회·강동구 오륜교회 등도 예배 중단 결정을 알린 바 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