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비판이 저주 증오 가짜뉴스라고?

입력 2020-02-28 17:23
신천지 김시몬 대변인이 28일 유튜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 캡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검찰수사를 앞두고 감성적인 여론전을 시작했다.

신천지 김시몬 대변인은 28일 유튜브를 통해 “신천지를 향한 마녀사냥이 극에 달했다”면서 “신천지 신도들을 향한 저주와 증오를 거둬 달라.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가짜뉴스를 동원한 일부 언론의 비방과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신천지 신도 중에는 신앙을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폭행과 핍박, 심지어 생명의 위험에 처한 이들이 많다”면서 “이단상담소에 끌려가 감금·폭행 등 불법행위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무하는 가짜뉴스와 기성 교단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만든 ‘이단’ 프레임에 대해서도 평소처럼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의 검찰 고발을 의식했는지 교주의 횡령 배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대변인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 또는 은폐했다며 감염병 예방법 위반죄로 고발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횡령·배임으로 고발한 내용은 모두 신천지를 비방하는 단체와 소속 회원들이 벌인 고발”이라고 의혹을 회피했다.

반사회적 종교집단 때문에 피해를 본 부모들은 신천지의 이런 여론전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2년째 찾고 있는 A씨는 “신천지에 빠진 딸이 2년째 연락을 끊고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면서 “신천지는 지난해부터 딸을 보내준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지금도 길거리에서 자녀를 찾아 헤매는 부모의 참담한 심정을 생각한다면 그런 망발을 해선 안 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폭행과 폭언, 협박, 미행이야말로 신천지의 주특기”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자신들이 폭행과 협박,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거짓말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 거짓말을 일삼는 최악의 사기 집단”고 목청을 높였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저주와 증오를 거둬달라고 하던데, 사이비 종교집단에 대한 비판이 어떻게 저주 증오 혐오 가짜뉴스라는 말이냐”면서 “코로나19 유행이라는 국가재난의 상황에서 말장난은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B씨도 “가출한 딸 때문에 청와대와 국회 앞, 길거리, 신천지 위장 교육장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면서 “지금도 아이가 살았는지,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울먹였다.

그는 “국민의 생명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신천지가 또다시 감성적인 용어로 정부와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면서 “신도명단을 모두 공개한 뒤 교주구속, 조직 해체만이 답이다. 검찰의 엄정수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C씨도 “신천지에 빠진 아이는 6년째 사이비 종교에 빠져 14만4000명 안에 들어 영생한다며 직장을 포기하고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면서 “딸을 구출해내기 위해 1인 시위를 하자 신천지 신도들이 직장과 자택까지 떼로 찾아와 해코지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심지어 사이비 집단은 부모를 고발하라며 사주까지 하고 있다. 이런 반윤리적 집단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검찰은 신천지가 배임 횡령 및 코로나19 확산과 관련된 자료를 파기하기 전 압수수색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홈페이지. 신천지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가짜뉴스로 보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날 ‘교회’ ‘성도’라는 단어를 써가며 자신들이 마치 한국교회의 일원인 것처럼 주장했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신천지가 한국교회를 공격할 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로 최악의 상황에 몰리자 ‘신천지예수교회’ ‘성도’라는 단어를 써가며 마치 한국교회 일원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사무총장은 “시한부 종말론에 빠진 피해자를 구출하는 선량한 활동이 어떻게 강제개종, 폭력에 해당한다는 말이냐”면서 “사이비 종교집단이 말장난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신도 전체 명단을 정직하게 공개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강식 전피연 대표도 “신천지 피해자 사이에선 ‘신천지는 숨 쉬는 것 빼고 모두 거짓말’이라는 우스개가 있다”면서 “금품갈취 폭언 미행 협박 고소 등을 일삼는 사이비 신천지의 종교사기 행태는 국민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육체영생 사기집단의 거짓말 포교 때문에 이혼 가출 학업포기 가정파괴 현상이 수없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집단을 그대로 두면 언젠가 여러분의 가족이 피해 입을 것이다. 제발 사이비 종교집단의 감성적 용어전술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