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대사 “미국, 인건비 우선협의 제안 수용 기대”

입력 2020-02-28 16:47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28일 주한미군이 한국인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사전 통보한 데 대해 주한미군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 해결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미국이 수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혹시 있을 수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SMA)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미국 측에 이미 제안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지난 1월 6차 회의 이후 차기 회의가 늦어지고 주한미군사 측에 무급휴직 통보가 이뤄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미 간 총액 등 (방위비분담협상의)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인건비 관련해서는 이견이 없는 만큼 미국 측도 이를 수용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무직 휴급이 없는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을 위해서 국회 비준 동의절차를 두 번 추진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했다.

정 대사는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을 사전 통보한 데 대해서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와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가 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울러 협상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한미 간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서는 “6차례 협의를 통해서 한미 양국은 상당 부분 이해의 폭을 확대해 왔지만 아직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기에는 입장 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측이 현재 언급하고 있는 수정안이 의미 있는 수준의 제안으로 보기 어려우며 양측 간 협의를 위해 만나자는 우리 측의 거듭된 제안에도 차기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체결되지 않고, 협정의 공백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될 수 있는 행정적 무급휴직에 대한 30일 전 사전 통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