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건물주, 월세 깎고 힘내시라더라”

입력 2020-02-29 05:27 수정 2020-02-29 05:27
대학교 개강 전 신입생들과 젊은이들로 붐볐을 신촌 밤거리는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한산하기만 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소비가 곤두박질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착한 건물주 바람이 영세 자영업자의 막힌 숨통에 숨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인하 물결은 서울에도 닿았다. 서대문구 신촌오거리에 애견용품점을 운영하는 임만혁(59)씨도 이번 달 월세를 40%가량 인하해준 ‘착한 건물주’ 덕에 마음의 짐을 던 임차인 중 한명이다.

임씨는 26일 국민일보에 “얼마전 갑자기 임대인이 찾아와서 ‘이번 달 월세를 덜 받겠다’고 하더니 힘내시라고 하고는 돌아갔다”며 “사실 손님이 끊겨 매출이 하루 70만원 정도가 전부인 상황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주는 다 악덕이라는 인식이 이번 기회를 통해 꼭 변했으면 좋겠다”며 “저뿐만 아니라 ‘착한 건물주’들도 이런 사태가 길어질수록 피해가 막심해질 텐데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바이러스 때문에 신촌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매장을 방문하는 주요 고객층들이 20대인데 개강이 2주 미뤄져 타격이 더욱더 큰 상황”이라며 “저녁이 되면 활발하던 신촌 거리가 썰렁해진다. 저녁 음식 장사, 술장사를 하는 주변 상인들이 제일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연희동 맛집거리에서 맛집을 찾아 헤메는 이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명오 인턴기자

한편 정부는 임대인(건물주)이 소상공인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면 올해 상반기(1∼6월) 인하액의 절반을 소득세·법인세 세액공제를 통해 돌려준다고 28일 발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점점 안좋아지면 사람들의 소비심리는 더욱 더 위축되고 이는 전선에 놓인 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이 돼 돌아온다. 자영업자, 건물주 순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은 절실하다. 다만 정부의 ‘착한 건물주’ 인센티브 지원은 계층간 형평성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