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도 뚫렸다…확진에 개강 전 불안감 고조

입력 2020-02-28 15:23
뉴시스

서울대 기숙사를 이용했던 대학원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소재 대학 기숙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강을 앞둔 대학이 코로나19의 위험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학사회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서울대는 28일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소속 대학원생 A씨가 대전 본가에 머물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확진자가 머물렀던 기숙사 1개 동의 일부 층을 즉각 폐쇄조치했다. 관악구 보건소에는 기숙사와 왕복 셔틀버스 내부의 방역을 요청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진자와 기숙사에서 접촉한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확진자의 기숙사 내 동선과 밀접 접촉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기존 기숙사 입소생들에게는 퇴사를 일시 중지하고, 이동과 외출을 멈춰달라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기존 입소생들을 기숙사에 자가격리함과 동시에 세탁실과 건조실 등의 공용시설 이용을 금지시켰다.

관악구 소재 연구소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 22일부터 경기도 수원의 자취방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 지난 25일에는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대 기숙사로 이동해 3시간가량 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 대전 본가로 이동한 A씨는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어 대전 을지대병원에 들렀고,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대는 A씨가 최근 연구소에서 근무 도중 대구에 거주하는 부모를 만난 동료 B씨와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부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는 상태로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대구 소재 대학을 다니던 21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남성은 지난 24일 대학 기숙사 내 확진자가 발생한 뒤 퇴사했는데, 같이 생활하던 룸메이트의 접촉자 중에 신천지 신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현재 3월 새 학기 개강을 1~2주씩 미룬 상황이다. 지난 5일 교육부가 4주 이내 범위에서 개강을 연기하라는 권고에 따른 것이다. 다만 대학들은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학 내 감염 우려마저 현실화하면서 개강 추가 연기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개강 추가 연기, 온라인 강의 대체 등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제는 교육당국이 대학에 권고안이 아닌 확실한 지침을 내려줄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