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것이 우리 일이니까요.”
대구·경북에서는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 최선봉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있다. 그들은 부족한 인력과 장비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을 무기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계명대 동산병원(성서)에서 간호교육행정팀장을 맡고 있는 조화숙(55·여) 간호사는 지난 22일부터 대구동산병원(중구)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병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받아 각 부서에 전달하고 의사, 검사실 직원, 시청 상황실과 연결하는 것이다. 사실상 병원의 모든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다.
조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3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한 베테랑인 그도 힘들다고 했다.
조 간호사는 28일 전화를 통해 “병동 근무 간호사는 8시간씩 3교대로 일하고 있고 상황실 근무자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 넘어서까지 근무하고 있다”며 “레벨D 수준의 전신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움직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병실에서 2시간 정도 근무하면 온몸이 땀으로 젖고 숨쉬기도 힘들다”고 고충을 밝혔다. 이어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전신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간호사는 2시간 근무 후 2시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간호사는 지금보다 앞으로의 상황이 더 걱정이다. 환자가 느는 것에 비해 의사와 간호사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고 특히 간호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구동산병원에 필요한 간호 인력의 70% 정도만 일하고 있는데 지금 상황까지는 서로 도와가며 어렵게 버틸 수 있지만 환자가 더 늘어나면 힘들다”며 “조만간 병동 하나를 더 연다고 하는데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간호사도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직업이 간호사이고 사람을 돌보고 치료하는 것이 일이니까 하는 것”이라며 “전담병원을 비롯해 코로나19 관련 근무의 경우 자원한 인력들 위주로 운영되는데 다른 분들도 사명감 때문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