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 처리문제에 대해 일본의 해양방출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총장은 일본의 후쿠시마 처리수(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한국 등에서 나오는 (해양방출) 반대 목소리에 대응하기 위해 IAEA가 모니터링을 할 용의가 있다고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NHK방송이 27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 냉각수를 계속 주입하고, 지하수까지 흘러들어 하루 평균 100톤 이상의 방사성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는 원전 부지의 물탱크에 저장하고 있는데 2022년 8월에 저장공간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돼 후속처리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특히 한국에서 ‘원전 오염수’라고 부르는 물을 오염물질을 제거한 ‘처리수’라고 부르며 해양 방류를 거듭 시도하고 있다. 처리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처리한 물이다. 이 물은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제거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이 물에 트리튬이 남아있으며 여전히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며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그로시 총장은 이날 NHK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한국과 소문 피해를 우려하는 후쿠시마 어업 종사자들이 해양방출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바다에 방출하는 게 보다 일반적”이라며 “IAEA 전문가들이 분석했지만 확고한 과학적 방법으로 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NHK는 “과학적 관점에서 (해양방출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어 “일본 정부가 올해 안에 처분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며 “IAEA는 (아베 총리에게) 방출된 물을 모니터링하고 공표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AEA의 모니터링이 있다면 일본인과 주변국, 국제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등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