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비정한 부모가 법정에 넘겨졌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는 황모(26)씨를 살인 혐의로, 아내(24)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또한 검찰은 이들 부부에게 아동학대와 사체은닉, 사회보장급여법(부정수급)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결혼 후 모텔과 원룸 생활을 전전해 온 이들 부부는 지난 2015년 4월 첫째 아들을 낳은 뒤 2016년 4월 둘째 딸을 출산했다. 황씨는 2016년 9월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둘째 딸 사망이 후 2년여 뒤인 2018년 9월 황씨 부부는 셋째 아들을 출산했으나 10개월여 만인 지난해 6월 역시 숨지게 했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집을 나갔다가 들어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자백했다.
이들 부부는 검찰 조사에서 “둘째는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했다”며 “셋째는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목을 5분간 누른 뒤 잠을 잤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황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고,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아내에게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부부는 둘째 딸이 숨진 이후에도 3년간 710여만원 상당의 양육·아동수당을 챙겼다.
이 사건은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실시한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원주시는 조사 과정에서 첫째의 방임 의혹을 포착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첫째의 학대 사실과 둘째와 셋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친자식 2명 살해 후 암매장한 비정한 부모 재판 넘겨져
입력 2020-02-27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