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 첫 개통일을 맞이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7일 갤럭시S20 시리즈 사전예약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개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전예약 기간은 코로나19로 인한 안전 문제로 다음달 3일까지로 연장됐고, 정식 출시는 다음달 6일이다.
이통 3사는 이전과는 달리 별도의 개통일 행사를 열지 않았다. 그동안 주요 스마트폰 개통일에 유명 연예인 등을 동원해 큰 행사를 가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10 출시 때는 ‘피켜 여왕’ 김연아, 가수 강다니엘 등이 각사 행사에 등장해 흥행 분위기를 냈다.
이통 3사는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KT는 전날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론칭 행사를 열었다. 시청자에게 경품을 제공하면서 동시접속자가 40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자사 단독 단말 ‘아우라 레드’의 광고모델인 가수 제니를 앞세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모션에 나선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반영하듯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도 늘었다. SK텔레콤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전문 상담사가 직접 방문해 개통해주는 ‘오늘 도착’ 서비스 이용자가 S10 판매 때보다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큰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지역에 ‘온라인 개통 택배 배송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각사가 개성 있는 색상의 단독 단말 출시하며 ‘색깔 마케팅’을 벌이는 점은 그나마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다. KT에서는 ‘아우라 레드’를 선택한 가입자가 전체의 35%를 차지했고, SK텔레콤도 ‘아우라 블루’ 예약 비중이 약 40%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LG유플러스도 ‘클라우드 핑크’ 색상을 선택한 가입자가 다수였다고 전했다.
업계는 사전 예약 기간 동안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 물량이 36만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갤럭시S10 시리즈와 비슷한 규모지만 노트10 판매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개통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예약 기간이 연장되긴 했지만 공시지원금도 낮고, 소비자들의 발길도 끊겨 이통시장 전반이 우울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