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년을 맞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곤경에 처한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황 대표의 TK 방문은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이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지지 기반을 다져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황 대표는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11년 전에 여기에서 근무를 했다”며 “그때도 대구 경제가 어렵다고 얘기를 했지만 이 지역 분들은 그래도 활기차고 자부심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오면서 보니까 거리가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런 도시로 바뀌어 버렸다”며 “누가 이렇게 했는가에 대해 정말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금의 어려움에 저도 책임이 있다.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지 못한 잘못”이라며 “지금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시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에 대한 질문에는 “저의 시계에는 이 망가져 가는 나라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관한 시간만 있다”며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황 대표의 TK 방문 배경에는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다지려는 목적도 있다. 보수의 리더를 자처했던 정치인들은 정치적 고비나 결단의 시기에 서문시장을 찾곤 했다. 황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아갔을 때 짐을 정리하던 한 여성 상인은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다음 달 1일까지 임시 휴업한다. 황 대표는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 동산병원 상황실을 찾아가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은 황 대표가 지난해 2월 27일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 최고위원에 선출된 지 딱 1년이 된 날이다. 그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종로 현장에서 방역 봉사활동을 하며 표심을 다지고 있다.
황 대표는 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만간 김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태 달라는 제안을 할 예정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