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에 대구 찾은 황교안 “정부 폭정 못 막은 내 잘못”

입력 2020-02-27 16:21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7일 임시 휴업 중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가 상인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년을 맞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곤경에 처한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황 대표의 TK 방문은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이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지지 기반을 다져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황 대표는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11년 전에 여기에서 근무를 했다”며 “그때도 대구 경제가 어렵다고 얘기를 했지만 이 지역 분들은 그래도 활기차고 자부심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오면서 보니까 거리가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런 도시로 바뀌어 버렸다”며 “누가 이렇게 했는가에 대해 정말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금의 어려움에 저도 책임이 있다.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지 못한 잘못”이라며 “지금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시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에 대한 질문에는 “저의 시계에는 이 망가져 가는 나라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관한 시간만 있다”며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황 대표의 TK 방문 배경에는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다지려는 목적도 있다. 보수의 리더를 자처했던 정치인들은 정치적 고비나 결단의 시기에 서문시장을 찾곤 했다. 황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아갔을 때 짐을 정리하던 한 여성 상인은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다음 달 1일까지 임시 휴업한다. 황 대표는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 동산병원 상황실을 찾아가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시민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은 황 대표가 지난해 2월 27일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 최고위원에 선출된 지 딱 1년이 된 날이다. 그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종로 현장에서 방역 봉사활동을 하며 표심을 다지고 있다.

황 대표는 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만간 김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태 달라는 제안을 할 예정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