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일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가 나온 것과 관련해 “검사 정확성 등 세부적 내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직 재감염 가능 여부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는 취지다.
정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항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방어 효과라든지 이런 부분에 관한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퇴원 후에 유전자증폭검사(PCR)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것은 검사 정확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언제, 어떻게 검사했는지 시기나 증상에 대한 세부내용을 검토해야 (재감염) 내용에 대한 판단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PCR에서 양성이 나온 것과 전염력 일으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례와 정보가 모여야 검사의 문제인지, 항체가 형성 안 되는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감염보다는 검사가 음성으로 전환되는 것들이 정확히 됐는지, 언제까지 PCR이 양성으로 나왔는지 이런 부분의 논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본 NHK는 오사카(大阪)시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해 퇴원했다가 다시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온 관광객을 태운 버스에 가이드로 동승했다가 같은 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치료를 받던 그는 증상이 나아지자 퇴원했고, 지난 6일 실시한 검사에서 최종 음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2주쯤 지난 뒤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 수차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결국 26일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또 다시 확진 판정이 나왔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된 지 20일 만에 다시 감염 통보를 받은 것이다.
오사카부는 체내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증식했거나, 또는 완치 후 바이러스에 재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중국에서도 완치됐던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양성 반응을 보여 재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소재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는 ‘회복 기준’에 부합해 퇴원했다가 9일 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후난(湖南)성 창더(常德)에서도 2차례의 검사 결과 모두 음성 반응을 보여 격리 해제됐던 여성이 다시 확진됐다.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감염 가능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호흡기 전문의인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소속 잔칭위안(詹慶元) 박사는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건강위원회(NHC)가 주최하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재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그는 “보통 바이러스 감염 이후 특정 항체가 생성돼 인체를 보호하지만 일부 항체가 몸에 오래 남아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감염병 전문가인 통차오후이 베이징차오양병원 부원장은 지난 9일 관영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6개월 이내에 재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85% 유사한 특징이 있다”면서 “사스에 걸린 환자들은 체내에 항체가 최소 6개월가량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고려해 추론하면 신종 코로나에 걸린 환자도 최소 6개월간은 신종 코로나에 재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