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민심 악화…문 대통령 부정평가 절반 넘고, 탄핵 청원 100만

입력 2020-02-27 13:16 수정 2020-02-27 13:27

문재인 대통령의 2월 넷째 주 지지율 조사에서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1.0%로 나타났다. 한 달여 만에 부정 평가가 50%를 넘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이에 맞서 대통령을 응원하는 청원도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진영 싸움 양상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5~26일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4.7%(매우 잘함 27.9%, 잘하는 편 16.8%)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1.9%포인트 오른 51.0%(매우 잘못함 37.3%, 잘못하는 편 13.7%)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차이는 6.3%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16주 만에 가장 큰 차이다.

이런 여론 변화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에 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기간에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이 나오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악재가 많았다.

리얼미터는 “여성, 20~30대, 학생, 중도층에서 하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에서 긍정 평가는 25.5%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68.2%에 달했다.

코로나19 대응을 문제삼아 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4일 “문 대통령의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는 청원이 올라온 지 사흘 만이다.

여기에 맞서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청원에도 5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청원이 올라온 지 하루 만이다. 청원자는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의 모든 분들이 밤낮없이 바이러스 퇴치에 온갖 힘을 쏟고 계신다”고 했다. 문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는 청원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청원만 250여개가 넘는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을 두고 찬반 양론이 진영 싸움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 당시 청와대 청원을 통해 세 대결을 벌이던 현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