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전염병·팬데믹(전세계적 유행병) 예방강국으로 거론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정부의 한국인 입국·여행 금지조치를 우려했던 한국으로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4지를 들고 2019년 ‘글로벌 건강보장(GHS·Global Health Security)’ 지수 랭킹 10위 안에 들었던 국가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 지수는 세계 195개국을 대상으로 전염병·팬데믹의 대처·준비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조사한 것이다.
지난해 1위 자리를 미국이 차지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위였던 한국의 이름도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이 지수는 코로나19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19년 자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83.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영국(77.9점)과 네덜란드(75.6%)가 각각 2·3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호주(75.점), 캐나다(73.5점), 태국(73.2점), 스웨덴(72.1점), 덴마크(70.4점), 한국(70.2점), 핀란드(68.7점)가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GHS 조사는 존스홉킨대학이 주도했다.
전염병·팬데믹 예방의 세계 9위였던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2위로 추락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이탈리아를 대상으로 한 입국 제한에 대해 적절한 때에 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