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대륙’ 중남미도 코로나19 ‘비상’…브라질서 첫 확진자 나왔다

입력 2020-02-26 20:55
브라질 보건부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현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중남미 대륙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남미는 세계에서 유일한 코로나19 ‘청정 대륙’이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를 다녀온 60대 남성이 두 차례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 9∼21일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했다. 귀국 당시 코로나19 유사증세를 보여 상파울루 시내 병원에서 1차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남성은 곧바로 국가 지정 검역 기관으로 옮겨져 2차 검사를 받았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 남성이 현재 자가 격리 중이며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남성이 귀국할 때 이용한 항공사로부터 탑승객 명단을 넘겨받아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상파울루 주 정부와 시 정부는 남성의 귀국 이후 이동 경로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건부는 확진자를 제외한 의심 환자가 남동부 상파울루 주에 거주하는 3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여행자 입국 시 검역 강화 대상 16개국을 발표했다.

16개국에는 중국, 한국, 북한,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필리핀, 독일, 프랑스, 이란, 이탈리아, 호주 등이 포함됐다.

보건부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검역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입국자 가운데 발열·호흡기 질환 등 증세를 보이면 일정 기간 격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겨울철까지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의 올해 겨울은 6월 20일 시작돼 9월 22일까지 계속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