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30명 나왔는데… 이스라엘 순례객 버스기사 “검사 받고 싶다”

입력 2020-02-26 18:55 수정 2020-02-26 22:35
이철우 지사가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경북도 제공

경북 이스라엘 성지순례객들 사이의 집단감염이 경북의 주요 확산 사례로 떠오른 가운데 순례객들과 접촉한 국내 리무진버스 기사들도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명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손님들을 태우고 장시간 운전했기 때문에 빨리 검사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26일 경북도와 버스기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성지순례객 39명 중 서울 확진자 1명을 제외하고 의성, 안동, 영주 주민 등 경북 확진자는 30여명이다. 이중에는 순례여행을 하지 않은 순례객의 가족 2명도 포함돼 있어 추가감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와 보건당국은 이들 순례객들이 돌아와 직장과 온천, 식당, 경로당, 성당, 서점 등을 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했고 단체활동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도 1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장이 브리핑 하는 모습.


당시 순례객들을 인천공항에서 태우고 경북으로 실어 나른 버스기사 2명은 거주지가 대구다. 이들은 순례객들 사이에서 접촉자가 무더기로 나와 불안해하고 있었다.

기사 A씨는 “지난 21일 의성보건소에서 대구의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연락이 와서 다음날 달서구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자가격리 대상이라면서도 증상이 있어야 검사를 해줄 수 있다고 했다”며 “집담감염이 발생한 순례객들을 태우고 장시간 운전을 해 많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기사 B씨는 “5일 전 쯤 뉴스를 보고 놀라 먼저 보건소에 전화했고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됐다”며 “불안해서 지난 25일 의성에 가서 검사를 받아볼 생각이었는데 대구 쪽 보건소에서 증상이 있을 때 검사 받으면 된다고 해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두 기사는 아직까지 별다른 증상은 없다고 했다.

경북도는 경북지역 순례객 38명에 대해서는 검사를 했지만 적어도 24일까지는 이들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다. 이들의 거주지가 대구이기 때문이다. 지역 보건소들도 이들을 일반 접촉자 기준으로 조치하고 있었다. 앞서 대구시 측은 버스기사들에 대해 경북도에서 통보받은 것도 없고 파악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